제목만 보고 속단 금물! 만화작법서 [초보자를 위한 BL만화 그리는 방법]입니다. 저도 이 책 제목만 보고 내용은 볼 생각 자체를 안했었습니다.
제목이 너무 노골적(...)이어서 편견부터 가지고 봤고 서점에서 이 책을 들어 내용을 본다는 자체에 거부감을 느꼈습니다. 그래도 제목이 제목인지라 계속 눈에 띄었고, 책 내용이 너무 궁금했습니다. BL 만화 그리는 방법이라니, 도대체 무슨 내용을 담고 있는 걸까?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책을 펼쳤고, 생각보다 책 내용이 괜찮아서 바로 구매를 결정했습니다. 이 책은 제가 지금까지 본 만화작법서중에 가장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만화 연출에 딱 필요한 요점만 콕콕 집은 최고의 만화'연출'작법서입니다.
'BL만화'라고 명명하긴했지만 내용 자체는 BL만화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매력적인 캐릭터를 짜고 캐릭터 간의 관계를 구축하는 방법
기승전결이 확실한 스토리 짜는 법
스토리를 콘티로 옮기는 방법
칸만화 연출
이런 식으로 만화의 스토리부터 연출, 제작까지 아주 알짜베기 내용만 쏙쏙 들어있습니다.
이 외에 조금 옛날 책이라서 아날로그 방식으로 원고 그리는 방법이 꽤 자세히 나와있고요, 디지털 작업 방법도 나와있는데 요즘 많이 쓰는 클립스튜디오가 아닌 포토샵을 기준으로 합니다.(포토샵도 좀 예전 버전)
다만 스토리나 캐릭터 짜는 부분에서 BL지수를 높이는 방법이라던가 BL에서 매력적인 캐릭터를 짜는 방법이라던가 약간의 BL요소가 들어있긴 한데 그냥 BL만 빼놓고 보면 순정만화 짜는 방법으로 봐도 무방한 정도입니다. BOY'S LOVE다 보니 크게 봐서 로맨스 카테고리로 생각하고 보면 그다지 거부감이 들지도 않고요. 그리고 그런걸 무시할만큼 내용이 정말 좋습니다. 책내용의 일부만 자세히 살펴보자면,
캐릭터를 구축하는 방법에서 캐릭터가 가지는 외모적 이미지부터, 성격, 직업, 환경 등 정말 다양한 방면에서 생각하게 만들어줍니다.
보통 만화에서 검은 머리 캐릭터와 금발 머리 캐릭터에서 예상되는 이미지들이 있지요? 그런 외모적 이미지가 가지는 요소를 콕콕 찝어주면서 이런 이미지를 적극 활용하는 방법과 이런 전형적인 이미지를 살짝 비틀어서 캐릭터에 매력을 부과하는 방법 등등 캐릭터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정말 좋은 교본의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단순히 외모적인 걸 떠나서 캐릭터의 성격과 배경, 나이와 직업 등 만화 안에서 캐릭터가 살아 움직일 수 있도록 가이드 라인을 잡아줍니다. 정말 이 책데로 따라가다보면 매끄럽고 자연스러운 캐릭터가 탄생하게 됩니다.
기승전결이 확실한 스토리 짜는 법도 상당히 구체적으로 나와있습니다. 기승전결에 따라 스토리를 어떻게 배치하면 좋을지 기본적인 가이드라인이 나와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에서 좋았던 건 기승전결의 페이지 안배입니다. 단순히 취미가 아니라 프로를 꿈꾼다면 이 부분은 상당히 고려해야 할 요소입니다. 페이지 만화든, 웹툰이든 한 편당 분량이 정해져 있고 그 안에서 기승전결을 어떤식으로 배치하면 좋을 지 생각하게 해줍니다.
콘티를 짜는 법에 대해서는 다소 간략하게 소개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방법으로 알려주고 있는데, 콘티짜는 방법은 정말 사람마다 다 달라서 참고정도만 하면 좋을 거 같아요. 저같은 경우는 이 책을 처음봤을 때 꽤 어렸기 때문에 당시엔 '콘티'를 용어로만 접했던 상태였습니다. 그러니까, '콘티'의 존재만 알고 어떤 건지 잘 알지 못했을 때 이 책이 도움이 많이되었습니다. 전혀 감이 안잡힐 때는 이런 기본적인 내용으로도 상당히 도움이 되니까요.
그보다 정말 좋았던 부분은 칸만화의 연출 부분입니다.
같은 내용으로 왼쪽에는 좋지 않은 연출, 오른쪽에는 보다 효과적인 연출을 직접 보여주면서 자주 실수하는 부분, 자주 간과하여 놓치는 부분을 꼭 집어서 알기 쉽게 설명해 줍니다. 왼쪽 페이지와 오른쪽 페이지로 한눈에 비교할 수 있게 보여주니까 그 차이가 보다 쉽게 눈에 들어옵니다. 내용도 정말 좋습니다. 칸 나누는 방법, 칸 크기, , 말칸을 효과적으로 배치하는 방법이나 결정적인 장면이나 대사를 배치하는 타이밍, 구도의 강약을 조절하는 방법등등 진짜 중요한 부분들을 잘 정리해서 보여줍니다.
이 책의 단점을 굳이 꼽자면 내용을 BL의 한정지은 것이나, 페이지 만화 연출에 특화됐다는 정도일까요...?
근데 만화 스토리 짜는 법이나 캐릭터 구축하는 법, 만화 연출하는 법 부분은 아주 기초적이고 기본적인 내용이기 때문에 BL이나 페이지 만화에 특화됐다는 게 큰 단점은 아닌 거 같습니다.
오히려 이 책은 BL이라는 장르적 한계를 넘어서 스토리, 캐릭터, 연출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을 초보자들의 눈높이에 맞게 설명하는데 아주 특화되어 있습니다. '엥? 이런 거 까지?' 하는 부분까지 자세히 알려주고, 특히 초보자들이 놓치기 쉬운 부분을 정말 잘 집어주는데 그 설명이 아주 쉽습니다. 저도 이 책의 도움을 아주 많이 받았구요. 이 책을 본 이후에 만화 스토리 연출에 대한 강의를 들을 기회가 몇 번 있었는데 이 책과 내용이 그다지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만화 스토리나 연출 부분에 있어서 정말 기본적이고 교과서적인 책입니다. 그 동안 BL이라는 단어 때문에 이 책을 보는 걸 망설였던 분들이라면 꼭! 한 번 이 책을 보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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